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을 놓고 "한강과 여성 작가가 상징하는 것은 가부장적이고 종종 여성혐오적인 한국 문화를 향한 저항"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11일(현지시각) '한 여성이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이는 많은 것을 말한다'라는 제하 기사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읽힌 한강의 저서인 '채식주의자'는 자신의 집에서 억압받는 여성 한 여성에 관련한 보다 사적인 범위에서 벌어지는 폭력 연대기"라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채식주의자 속 핵심 요소인 육류 소비와 관련한 자신의 죄책감이 고향인 광주시에서 발생한 학살(5·18 민주화운동)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한강의 작품은 무거운 역사적 짐을 다루지만 페미니스트(여성주의자)스럽게 볼 수도 있다. 채식주의자에서 주인공이 육류를 피기로 한 것은 가부장제를 겨냥한 저항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고 기술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문화관광부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로 개편하면서 배출한 역대 장관 10명 중 여성 장관은 한 명(조윤선)뿐이었던 점을 환기하면서 "한국에서 여성은 여전히 정계·재계·언론계에서 차별받는 상황에서 문학은 여성이 자신의 힘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라고 지적했다. 또 "영어로 번역되는 여성 작가 책 중 상당수는 모성(母性)이나 신체상(身體像)과 같이 여성 사이에서 전형적인 주제로 여겨지는 것들을 다루고 있다"며 2011년 맨아시아 문학상에 선정된 '엄마를 부탁해(신경숙)'를 비롯해 '82년생 김지영(조남주)'이 국제적 관심을 받은 점도 조명했다.
아울러 한강이 지난해 9월 NYT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저주토끼(정보라)'를 추천했다는 점을 되짚으며 정보라가 "자신을 포함한 다른 한국 여성 작가에게 글쓰기는 반대와 저항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NYT는 "한강이 수상하기 전까지 한국의 남성 중심 문학 평론계는 오랫동안 시인 고은(본명 고은태)을 한국에서 가장 유력하고 노벨상을 거머쥘 만한 후보로 지지해 왔다"라면서 "그를 둘러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는 노벨상 발표가 임박했을 때 현지 취재진이 고은의 자택 앞에 모이곤 했다. 한강은 그렇게 많은 인파를 끌어모은 적이 없다"고 썼다.
이는 한국 문학 평론계와 언론계가 오랫동안 남성 중심적 시각을 견지해 왔고 여성 작가를 상대적으로 박하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동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처음으로 노벨상(평화상)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한국은 올림픽 금메달과 노벨상을 비롯한 같은 상을 받는 데서 오는 국제적인 인정에 집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노벨 평화상과 한강이 받은 노벨상은 모두 한반도의 분단, 전쟁, 군사독재, 민주주의와 노동권을 위한 기나긴 피비린내 나는 투쟁으로 점철된 한국의 격동적인 현대사와 깊게 연관돼 있다"면서도 "한강에게 노벨 문학상이 수여된 것은 문화 강국 한국의 막강한 소프트 파워(연성권력)을 또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강은 수상자로 발표된 뒤 노벨상 위원회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문학과 함께 성장했다"며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와 동료 소설가에게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한강은 부커상을 안긴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에우로파', '희랍어 시간', '바람이 분다, 가라' 등을 써 국제적 호평을 받았다.
안데르스 올손 스웨덴 한림원 노벨위원회 의장은 수상자 선정 기자회견에서 "역사의 상처를 마주 보고 인간 삶의 취약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가의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을 놓고 "한강과 여성 작가가 상징하는 것은 가부장적이고 종종 여성혐오적인 한국 문화를 향한 저항"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11일(현지시각) '한 여성이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이는 많은 것을 말한다'라는 제하 기사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읽힌 한강의 저서인 '채식주의자'는 자신의 집에서 억압받는 여성 한 여성에 관련한 보다 사적인 범위에서 벌어지는 폭력 연대기"라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채식주의자 속 핵심 요소인 육류 소비와 관련한 자신의 죄책감이 고향인 광주시에서 발생한 학살(5·18 민주화운동)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한강의 작품은 무거운 역사적 짐을 다루지만 페미니스트(여성주의자)스럽게 볼 수도 있다. 채식주의자에서 주인공이 육류를 피기로 한 것은 가부장제를 겨냥한 저항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고 기술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문화관광부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로 개편하면서 배출한 역대 장관 10명 중 여성 장관은 한 명(조윤선)뿐이었던 점을 환기하면서 "한국에서 여성은 여전히 정계·재계·언론계에서 차별받는 상황에서 문학은 여성이 자신의 힘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라고 지적했다. 또 "영어로 번역되는 여성 작가 책 중 상당수는 모성(母性)이나 신체상(身體像)과 같이 여성 사이에서 전형적인 주제로 여겨지는 것들을 다루고 있다"며 2011년 맨아시아 문학상에 선정된 '엄마를 부탁해(신경숙)'를 비롯해 '82년생 김지영(조남주)'이 국제적 관심을 받은 점도 조명했다.
아울러 한강이 지난해 9월 NYT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저주토끼(정보라)'를 추천했다는 점을 되짚으며 정보라가 "자신을 포함한 다른 한국 여성 작가에게 글쓰기는 반대와 저항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NYT는 "한강이 수상하기 전까지 한국의 남성 중심 문학 평론계는 오랫동안 시인 고은(본명 고은태)을 한국에서 가장 유력하고 노벨상을 거머쥘 만한 후보로 지지해 왔다"라면서 "그를 둘러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는 노벨상 발표가 임박했을 때 현지 취재진이 고은의 자택 앞에 모이곤 했다. 한강은 그렇게 많은 인파를 끌어모은 적이 없다"고 썼다.
이는 한국 문학 평론계와 언론계가 오랫동안 남성 중심적 시각을 견지해 왔고 여성 작가를 상대적으로 박하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동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처음으로 노벨상(평화상)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한국은 올림픽 금메달과 노벨상을 비롯한 같은 상을 받는 데서 오는 국제적인 인정에 집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노벨 평화상과 한강이 받은 노벨상은 모두 한반도의 분단, 전쟁, 군사독재, 민주주의와 노동권을 위한 기나긴 피비린내 나는 투쟁으로 점철된 한국의 격동적인 현대사와 깊게 연관돼 있다"면서도 "한강에게 노벨 문학상이 수여된 것은 문화 강국 한국의 막강한 소프트 파워(연성권력)을 또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강은 수상자로 발표된 뒤 노벨상 위원회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문학과 함께 성장했다"며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와 동료 소설가에게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한강은 부커상을 안긴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에우로파', '희랍어 시간', '바람이 분다, 가라' 등을 써 국제적 호평을 받았다.
안데르스 올손 스웨덴 한림원 노벨위원회 의장은 수상자 선정 기자회견에서 "역사의 상처를 마주 보고 인간 삶의 취약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가의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