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권순주 작가입니다. 저는 직장인으로 평범하게 지내다가 2005년 겨울, 남편과 함께 두바이로 거처를 옮기면서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간동안 수채화, 유화, 목탄, 소프트 파스텔, 민화 등의 다양한 미술 재료를 익히고 배우는 것에 집중하며 나에게 맞는 재료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최근에는 강렬한 채도를 가진 전통물감 분채와 한지를 사용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술작가로서의 제 자신을 글을 쓰는 작가와 비유하여 생각합니다. 시대적 이슈나 역사적 서사를 다루는 장편 소설가 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 쓰는 에세이 작가처럼 제가 관찰하고 발견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관객과 공감을 이루는 친근한 예술가가 되고자 합니다.
Q1. 지난 라스 알 카이마 파인 아트 페스티벌과 그룹 전시회<made in tashkeel>에 참가 소감을 들려주세요.
지난 겨울에 열린 Rak art festival 2024는 international art festival로 36개국, 13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큰 미술 행사입니다. 저는 운이 좋게 KUACA 회원분들과 함께였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프닝 전에 열린 ‘RAK ART 참여 작가와의 대화’는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약 60여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질문하며 서로의 작품에 대해 공감하고 교류하는 과정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완성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가 열렸던 AL Jazeera Al Hamra Heritage village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야경도 영화처럼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매년 여름, 정기적으로 열리는 'Made in Tashkeel'은 Tashkeel 회원과 UAE 로컬아티스트들을 서포트하기 위한 전시입니다. 저는 2017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참여하였는데요. 이번에 전시된 “Peonies for a loyal palace”는 서울 고궁박물관에 소장된 4폭의 “모란도병풍 (창덕6430)”의 이미지를 실제 크기(110cm*200cm)로 한지 위에 재현한 그림입니다. 저는 약 200년 전에 그려진 그림이 여전히 아름답고 현대적이라는 점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작품의 아이디어를 갖고 완성하기까지 약 3년이라는 긴 시간이 들었습니다. 당시는 코로나 시기여서 온라인수업을 들으며 동양화 튜브물감을 사용하여 민화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분채를 사용하여 얇은 한지(순지)에 그리는 전통민화 기법을 배웠는데, 연지·양홍·백록·금다와 같은 낯선 이름의 분채를 아교에 천천히 녹이고 조금씩 섞어서 색을 만들고 있으면, 마치 화학 실험실의 과학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Peonies for a loyal palace” 작품을 긴 호흡으로 완성하고 난 후에 밀려오는 성취감은 근사했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작품을 전시회에 출품하고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전시장에서 나의 작품에 대해 관객과 이야기하고 공감하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전시를 찾아준 관객들과 친구들 그리고 KUACA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Q2. 한국을 떠나 UAE에서 생활하며,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UAE 거주민으로서 작가님에게 아트는 어떤 의미이며, KUACA 협회가 주최하는 10월의 전시에서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저는 미술전공자가 아니고 수채화 수업을 등록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느낀 명상과 같은 몰입의 순간이 좋아서 꾸준히 참여했고 수업을 통해서 두바이에 거주하는 여러 나라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한 ‘Classical portraiture’ 수업에서는 영국, 이탈리아, 호주, 레바논, 팔레스타인, 이집트, 파키스탄, 인도 등 다양한 나라의 분들과 함께 그림을 그렸습니다. 한 친구가 자신이 모작하던 붉은색 터번의 채도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았고, 모두가 함께 붉은색을 만들어 시도하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이도 국적도 경험도 달랐지만, 그림에 대한 진지함은 모두 같아서 작은 질문에서 시작된 대화를 통해 서로가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약 2년여간 클래식 초상화를 함께 배우고 그리며,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림뿐만 아니라 서로의 일상과 안부를 나누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아트는 저에게 영어보다 더 편하고 자연스러운 소통의 방법입니다. 이번 KUACA 협회전에도 “궁중모란도 ”를 전시합니다. 관객분들은 크고 화려한 궁중모란도를 통해서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한국민화의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Q3. 현지 두바이에서 아트를 사랑하는 예술인과 모여 독서모임을 운영을 하고 계시는데요, 독서모임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KUACA 회원분들과 함께 ‘아트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KUACA의 Alserkal Avenue 갤러리 투어 모임에 참가하며 ‘독서모임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원분들의 적극적인 동의로 지난 3월부터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읽은 첫번째 책은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책을 통해서 들여다보고, 각자의 감상을 나누는 일은 무척 즐겁고 재미있어서, 두시간이 금방 흘러갑니다. 아트 북클럽은 매달 넷째주 화요일 오전에 진행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아트와 역사 그리고 소설을 중심으로 함께 읽으려고 합니다. [걸프코리안타임스]
안녕하세요. 권순주 작가입니다. 저는 직장인으로 평범하게 지내다가 2005년 겨울, 남편과 함께 두바이로 거처를 옮기면서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간동안 수채화, 유화, 목탄, 소프트 파스텔, 민화 등의 다양한 미술 재료를 익히고 배우는 것에 집중하며 나에게 맞는 재료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최근에는 강렬한 채도를 가진 전통물감 분채와 한지를 사용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술작가로서의 제 자신을 글을 쓰는 작가와 비유하여 생각합니다. 시대적 이슈나 역사적 서사를 다루는 장편 소설가 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 쓰는 에세이 작가처럼 제가 관찰하고 발견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관객과 공감을 이루는 친근한 예술가가 되고자 합니다.
Q1. 지난 라스 알 카이마 파인 아트 페스티벌과 그룹 전시회<made in tashkeel>에 참가 소감을 들려주세요.
지난 겨울에 열린 Rak art festival 2024는 international art festival로 36개국, 13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큰 미술 행사입니다. 저는 운이 좋게 KUACA 회원분들과 함께였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프닝 전에 열린 ‘RAK ART 참여 작가와의 대화’는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약 60여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질문하며 서로의 작품에 대해 공감하고 교류하는 과정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완성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가 열렸던 AL Jazeera Al Hamra Heritage village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야경도 영화처럼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매년 여름, 정기적으로 열리는 'Made in Tashkeel'은 Tashkeel 회원과 UAE 로컬아티스트들을 서포트하기 위한 전시입니다. 저는 2017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참여하였는데요. 이번에 전시된 “Peonies for a loyal palace”는 서울 고궁박물관에 소장된 4폭의 “모란도병풍 (창덕6430)”의 이미지를 실제 크기(110cm*200cm)로 한지 위에 재현한 그림입니다. 저는 약 200년 전에 그려진 그림이 여전히 아름답고 현대적이라는 점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작품의 아이디어를 갖고 완성하기까지 약 3년이라는 긴 시간이 들었습니다. 당시는 코로나 시기여서 온라인수업을 들으며 동양화 튜브물감을 사용하여 민화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분채를 사용하여 얇은 한지(순지)에 그리는 전통민화 기법을 배웠는데, 연지·양홍·백록·금다와 같은 낯선 이름의 분채를 아교에 천천히 녹이고 조금씩 섞어서 색을 만들고 있으면, 마치 화학 실험실의 과학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Peonies for a loyal palace” 작품을 긴 호흡으로 완성하고 난 후에 밀려오는 성취감은 근사했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작품을 전시회에 출품하고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전시장에서 나의 작품에 대해 관객과 이야기하고 공감하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전시를 찾아준 관객들과 친구들 그리고 KUACA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Q2. 한국을 떠나 UAE에서 생활하며,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UAE 거주민으로서 작가님에게 아트는 어떤 의미이며, KUACA 협회가 주최하는 10월의 전시에서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저는 미술전공자가 아니고 수채화 수업을 등록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느낀 명상과 같은 몰입의 순간이 좋아서 꾸준히 참여했고 수업을 통해서 두바이에 거주하는 여러 나라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한 ‘Classical portraiture’ 수업에서는 영국, 이탈리아, 호주, 레바논, 팔레스타인, 이집트, 파키스탄, 인도 등 다양한 나라의 분들과 함께 그림을 그렸습니다. 한 친구가 자신이 모작하던 붉은색 터번의 채도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았고, 모두가 함께 붉은색을 만들어 시도하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이도 국적도 경험도 달랐지만, 그림에 대한 진지함은 모두 같아서 작은 질문에서 시작된 대화를 통해 서로가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약 2년여간 클래식 초상화를 함께 배우고 그리며,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림뿐만 아니라 서로의 일상과 안부를 나누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아트는 저에게 영어보다 더 편하고 자연스러운 소통의 방법입니다. 이번 KUACA 협회전에도 “궁중모란도 ”를 전시합니다. 관객분들은 크고 화려한 궁중모란도를 통해서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한국민화의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Q3. 현지 두바이에서 아트를 사랑하는 예술인과 모여 독서모임을 운영을 하고 계시는데요, 독서모임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KUACA 회원분들과 함께 ‘아트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KUACA의 Alserkal Avenue 갤러리 투어 모임에 참가하며 ‘독서모임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원분들의 적극적인 동의로 지난 3월부터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읽은 첫번째 책은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책을 통해서 들여다보고, 각자의 감상을 나누는 일은 무척 즐겁고 재미있어서, 두시간이 금방 흘러갑니다. 아트 북클럽은 매달 넷째주 화요일 오전에 진행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아트와 역사 그리고 소설을 중심으로 함께 읽으려고 합니다. [걸프코리안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