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을 손쉽게 확보한 가운데 여러 요소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지구 전쟁과 대학가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를 극복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다음은 선거 레이스를 뒤흔들 수 있는 다섯가지 반전 요소들이다.
고령 문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81세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달 78세가 된다. 이번 선거는 미국 정당 역사상 나이가 가장 많은 후보 간 대결이다. 두 후보가 고령인 점에서 건강 문제는 대선 당일까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정신 건강과 체력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치의는 지난 2월 건강 검진 이후 "대통령이 직무 수행에 적합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트럼프 전 대통령 주치의도 지난해 11월 "그의 건강이 뛰어나다"는 소견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건강 검진 결과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국제 분쟁
가자 지구 전쟁 확산 등 국제 분쟁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지구 전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들 전쟁이 미국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거나 이란이 가자 지구 전쟁에 더 깊숙이 개입하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 미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개월간 미 의회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법안을 통과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지연됐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이 포함된 안보법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말 미 의회를 통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수행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전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맞섰다.
가자 지구 전쟁을 비판하는 대학가 반전 시위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을 시작으로 미 전역으로 확산했다. 대학생들은 학교 측에 이스라엘 기관과 모든 협력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전쟁에 비판적인 일부 유권자들은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항의 표시로 투표용지에 '지지 후보 없음'에 표시했다.
제3 후보 케네디 주니어 선전
미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긴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거의 동률로 초박빙인 가운데 케네디 주니어 후보를 포함한 다자대결 시 그가 12~13%의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네디 후보는 지난달 24일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16%의 지지율을 얻기도 했다.
케네디는 50개 주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유타, 미시간, 하와이, 캘리포니아, 델라웨어주 등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을 등록하기 위한 충분한 서명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올해 대선에 출마한 제 3당 및 무소속 후보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했다. 케네디 외 흑인 사회 운동가 코넬 웨스트, 녹색당 질 스타인이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웨스트와 스타인의 지지율은 1~2%대에 그친다.
경제 실적
경제는 미 대선에서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올 대선에도 경제는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임이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역사적인 수준의 낮은 실업률을 유지해 왔지만 많은 미국인은 미 경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낮은 실업률을 내세우며 미국인들의 생활비 불만을 잠재우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경기 하강이나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낮은 실업률 등 그동안 내세웠던 경제 성과가 경기 침체로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연준이 기준 금리를 내리면 대통령이 필요로 하는 경제 낙관론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사법 리스크
트럼프 전 대통령 사법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성추문 입막음돈 부정 지출 재판은 이미 시작됐다. 이 재판은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미 대선 직전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불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4개 사건과 관련한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상태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그는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또 그가 적용받은 혐의가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는 미국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죄 판결이 나오면 미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불확실하다. 여론조사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을 손쉽게 확보한 가운데 여러 요소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지구 전쟁과 대학가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를 극복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다음은 선거 레이스를 뒤흔들 수 있는 다섯가지 반전 요소들이다.
고령 문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81세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달 78세가 된다. 이번 선거는 미국 정당 역사상 나이가 가장 많은 후보 간 대결이다. 두 후보가 고령인 점에서 건강 문제는 대선 당일까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정신 건강과 체력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치의는 지난 2월 건강 검진 이후 "대통령이 직무 수행에 적합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트럼프 전 대통령 주치의도 지난해 11월 "그의 건강이 뛰어나다"는 소견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건강 검진 결과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국제 분쟁
가자 지구 전쟁 확산 등 국제 분쟁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지구 전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들 전쟁이 미국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거나 이란이 가자 지구 전쟁에 더 깊숙이 개입하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 미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개월간 미 의회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법안을 통과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지연됐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이 포함된 안보법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말 미 의회를 통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수행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전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맞섰다.
가자 지구 전쟁을 비판하는 대학가 반전 시위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을 시작으로 미 전역으로 확산했다. 대학생들은 학교 측에 이스라엘 기관과 모든 협력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전쟁에 비판적인 일부 유권자들은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항의 표시로 투표용지에 '지지 후보 없음'에 표시했다.
제3 후보 케네디 주니어 선전
미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긴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거의 동률로 초박빙인 가운데 케네디 주니어 후보를 포함한 다자대결 시 그가 12~13%의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네디 후보는 지난달 24일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16%의 지지율을 얻기도 했다.
케네디는 50개 주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유타, 미시간, 하와이, 캘리포니아, 델라웨어주 등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을 등록하기 위한 충분한 서명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올해 대선에 출마한 제 3당 및 무소속 후보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했다. 케네디 외 흑인 사회 운동가 코넬 웨스트, 녹색당 질 스타인이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웨스트와 스타인의 지지율은 1~2%대에 그친다.
경제 실적
경제는 미 대선에서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올 대선에도 경제는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임이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역사적인 수준의 낮은 실업률을 유지해 왔지만 많은 미국인은 미 경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낮은 실업률을 내세우며 미국인들의 생활비 불만을 잠재우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경기 하강이나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낮은 실업률 등 그동안 내세웠던 경제 성과가 경기 침체로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연준이 기준 금리를 내리면 대통령이 필요로 하는 경제 낙관론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사법 리스크
트럼프 전 대통령 사법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성추문 입막음돈 부정 지출 재판은 이미 시작됐다. 이 재판은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미 대선 직전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불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4개 사건과 관련한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상태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그는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또 그가 적용받은 혐의가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는 미국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유죄 판결이 나오면 미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불확실하다. 여론조사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뉴시스]